교리
2015.11.26 23:15

마리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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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 완벽한 인간의 모델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구세주 예수의 잉태 소식을 전하고 마리아가 이를 수락하는 '성모영보' 사건(루가 1, 26)은 우리가 너무 많이 들은 탓에 그 감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점지하셨으니까 당연히 수락했겠지'가 아니라 만약 마리아가 '아니오'라고 거절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러면 하느님은 다른 여인을 또다시 선택했을까? 아니면 옛날 이야기에 나오듯이 아기 예수님이 두레박 타고 강생하는 다른 방법을 썼을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면에서 마리아가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골 소녀의 한마디 '피아트(Fiat: 이루어지소서)'라는 그 한마디로 구세주 강생,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질 수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위대한 사업도 인간의 동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듯이 하느님은 끝까지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의 뜻과 자신의 안전, 이 둘 사이에서 마리아는 자신의 뜻은 접어두고 우선 하느님의 의지, 하느님의 뜻을 따랐다는 것이 모범이 되는 것입니다. 더 더욱 훌륭한 것은 그 하느님과의 약속을 일생 동안 지켰다는 것, 순간적인 승낙을 후회한 것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신뢰심으로 일생을 협조자로서 살았던 것입니다. 마리아의 봉헌은 순간적 기분에 따른 일시적 봉헌이 아니라 완전한 봉헌인 것입니다. 때문에 여태까지 수많은 인간 중에서 가장 훌륭한, 가장 완벽한 인간의 모델로서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입니다.

조금 각도를 달리 한 이야기입니다만, 성모발현이나 기적 이야기,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 등…

이런 것에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것이 모두 거짓말이다, 가짜다 하는 것을 떠나서, 우리가 이런 가시적인 것만 좇다 보면 우리의 신앙이 깊이가 없고 가볍고 얄팍해 지기 쉽습니다. 어린 아기들의 지능 발달 순서를 보면 우선 일차적 단계인 크고 작음, 앞 뒤 등 시각적인 것이 발달한 후에 그 다음 단계인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적인 전후를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신앙의 발달 순서도 일차적인 가시적 효과에만 심취하면 그 일차적 단계에서 더 이상의 발전은 없는 것입니다. 물론 반대로 너무 이론적이고 학술적인 합리성만 따지다 보면 신앙이 딱딱하고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건조하지도 않게 또 경박하지도 않게 이 둘의 조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신자분들의 신앙을 보고 경박하다는 느낌을 갖는 게 사실입니다. 현대인들의 속성은 조급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고 직접 내가 느끼고 확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는 듯합니다. 사랑이란 것도 반드시 말로 표현해야 하고 확인받고 싶어하는 것이 우리들 속성입니다. 그러다 보니 신앙이란 것도 확실한 확증이 있어야, 화끈한 느낌이나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신앙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것, 시각적인 것, 손에 잡히는 것만 믿으려 하는 데에서 오류가 생긴다는 것…, 명심했으면 합니다.

 

이명찬 신부(서울대교구 의정부 호원동본당 주임)

발췌 : 평화신문 557호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192098&path=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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